코로나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하고 해외에 계신 분들도 돌아오고 있는 이 시점에
일본 넷카페 글이 갑자기 왜 폭발적인 유입을 끌고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네이버에 상단 노출이 된 모양이다
지금은 집 밖을 못나가지만 일본에 있을 때 집 안을 못들어가는 경험을 한적이 있었다
넷카페를 이용하게 되었던 이유기도 하고... 바로 열쇠를 잃어버린 것...
한국에서야 열쇠를 잃어버린다는게 큰 의미가 없는게 비밀번호를 따고 들어가면 그만이고 유창한 한국어로 열쇠아저씨를 부를 수도 있고 밤이라 열쇠 아저씨를 부르는게 힘들면 잘 곳도 많다. 찜질방에서 하루 묵을 수도 있고 24시간 pc방에서 컴퓨터를 하며 밤을 셀 수도 있고 다양한 방법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곳은 일본. 타지였다.
12월 31일 일본의 신년을 맞기 하루 전날 나는 카페 알바를 마치고 3일간의 휴가를 받고 들뜬 마음으로 옷 쇼핑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열쇠를 집에 두고 나왔지만 그래도 쉐어하우스 였던지라 집에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벨을 눌렀지만 그날은 명절 전날이었고 같은 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 모두 집을 비웠으며 급한 마음에 집 주인분께 연락을 드렸지만 집 주인분도 명절이라 타지에 계셨다.
1층 현관문 바로 옆에 살았던 나는 대충의 다른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을 알고있었는데 내가 알기론 8시쯤에 옆방 사람이 들어오고 새벽 2시쯤에 윗층에 사는 사람이 들어온다
7시 남짓한 시간이었기에 한시간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고 8시까지 집 앞에서 기다렸다
우리집은 대로에 있었고 집 현관 문 앞을 어슬렁 거리는 나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8시가 지나도...9시가 지나도... 아무도 안왔다. 새벽에 오시는 분은 항상 그시간에 오는건 아니고 그 쯔음 해서 오시는거라 몇 시에 오실지 예상할 수 없었고
몸도 녹일겸 다리도 쉴겸 쇼핑해둔 저녁 반찬과 옷은 옆집과 우리집 사이 틈에 숨겨놓고 역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로 갔다
그 당시 홍콩의 맥도날드 난민에 대한 기사를 읽어서 일본의 맥도날드도 24시간 운영을 하겠지? 여차하면 맥도날드에서 밤세야겠다 하고 갔는데 이런 맥도날드는 24시간이 아니였다!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치킨너겟을 시켜먹었는데 그 와중에 치킨너겟은 정말 맛이 있었다.
날도 춥고 그냥 맥도날드에서 좀 더 있고 싶었지만 휴대폰 베터리는 닳아가고 언제 누군가가 집으로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급하게 치킨너겟을 처리하고 다시 집 앞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아마 10시쯤부터 였던 것 같다
10시...11시...12시... 일본은 한국보다 겨울이 춥지 않지만 2시간을 밖에 나와있다보니 너무 추워서 손에 감각이 없어지는 듯 했다. 우리집에서 걸어서 30초 거리에는 자판기가, 1분거리에는 패밀리마트가 있었는데 패밀리마트에서 따듯한 음료수를 사려고 하니 뭐라뭐라 하시길래 나와서 자판기에서 따듯한 유자차를 하나 뽑아 마셨다. 아니 처음엔 마시지 않았다
그거라도 쥐고 있지 않으면 정말로 너무 추울 것 같아서 막 뽑은 따듯한 유자차를 뜯지도 않고 오래동안 쥐고만 있었다
1시...2시... 2시가 되기 15분쯤 전 유자차도 다 마시고 차가워진 빈 병을 들고 나는 사람을 기다리기를 포기했다
삿포로 넷카페에서 숙박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넷카페가 금방 떠올랐다.
아카바네 역 앞에는 DISE라는 넷카페가 있었는데 항상 출퇴근 하면서 궁금하다... 가보고싶다... 고 생각만 했던, 사실 정말 내가 갈거라고는 생각도 안했던 곳이었고 좀... 겁났다.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이었다
넷카페로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들어가서 누구한테 말걸어야하지?""내가 가진 돈보다 비싸면 어쩌지?""직원이 하는말 하나도 못알아들으면 어쩌지""선불일까 후불일까" 그냥 별게 다 걱정이었다
근데 막상 가니깐 별거 없었다
미리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하고 갔던 삿포로 넷카페와는 입장 할 때 필요한 절차가 확실히 달랐다
여권번호를 필요로 하던 삿포로랑 다르게
그 자리에서 일본 번호랑, 일본 주소랑, 다 적어서 회원가입하고,,, 회원증 만든 다음에 방이랑 시간 선택하고... 좀 복잡했다. 암튼 들어간 넷카페는 이랬다
https://footdiary.tistory.com/92
막상 들어가보면 들리는 목소리들은 아저씨 목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들어갈 때 접수하는 사람들 보면 거의 내 또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2031463764015
아저씨 목소리가 많이 들렸던 이유는 이런 이유에서가 아니였을까ㅠㅠ
시설은 사실 좋았다
내가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이용 안하고 나와서 그렇지 딱 일본스러운 깔끔함 이었다
한동안 일본은 갈 일 없겠지만 만약 가게된다면 가격때문만이 아니라 정말로 다시 넷카페에서 묵고싶다
이젠 좀 일본어를 말할 수도 읽을 수도 있으니 진짜 느긋하게 음료수 뽑아 마시고 의자에 앉아 만화책 읽다가 스텐다드 룸같은거에서 자고...
다음엔 삿포로 넷카페 후기도 올려봐야지 2년이 다돼가지만 거긴 정말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삿포로 여행보다도 더...
암튼 이날은 넷카페에서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 가스토에서 순두부찌개 시켜먹고 우리집에 혹시 밤중에 누가 들어오지 않았을까 초인종 눌러보고 동네 산책하다가 우에노로 이동해서 목욕하고 우에노에서 옷 사서 갈아입고 다시 집 돌아와서 초인종 띵동띵동 하니깐 돌아온 사람이 있어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